제3회 세종도서 독서감상문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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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ㆍ희곡

  • 도둑맞은 슬픈 편지
  • 이민호 저 | 국학자료원 새미(주)
  • 1부 ‘시와 현실’에서는 시가 현실에서 어떤 위로가 되어야 하는지 이야기하였습니다. 2부 ‘여섯 개의 짧은 노래’는 원로와 중견과 신인들의 시를 읽으며 시로 통하는 치유의 길을 살폈습니다. 3부 ‘일곱 개 노래의 집’에서는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했던 시인들의 시집을 소중히 읽었습니다. 세상에 내놓고 싶었지만 제대로 다가서지 못했던 마음들입니다. 4부 ‘강 ․ 마음 ․ 하심의 시조’는 여전히 유효한 시조의 구경을 보이고자 했습니다. 자연과 사람과 뜻이 함께하는 세계가 아직도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5부 ‘비평에세이’는 조금 더 세상으로 다가가 조금 더 가볍게 시와 만났습니다. 시의 얼굴이 한결 편하였습니다. 6부 ‘최근 한국문학의 흐름’에서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문예연감’을 만들며 적었던 한국문학의 오늘을 담았습니다.
  • 돌아온다
  • 선욱현 저 |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 선욱현이 희곡 등단 2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네 번째 희곡집. 이 책에는 2015년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표제작 <돌아온다>를 비롯해 <버꾸 할머니> <카모마일과 비빔면> <구몰라 대통령> <빙하기 2042> <내 맛이 어때서!> 등 여섯 편의 희곡이 수록되었다.
    돌아온다: 대도시 인근 시골마을 [돌아온다 식당]에 모여든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원초적 그리움의 정서를 돌아본다. / 버꾸 할머니: 마흔 넘은 장애인 손주에게 엿을 사주려 엿장수를 찾아가는 할머니의 하루 여정이 동화처럼 펼쳐진다. / 카모마일과 비빔면: 17년된 극작가 남편과 배우인 아내의 만남과 결혼, 애증을 2인극으로 엮어낸 작품. / 구몰라 대통령: 9라는 숫자를 모르는 대통령. 그의 국가에서 어느날 숫자 9가 사라지고,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엉뚱기발한 상황들이 벌어진다. / 빙하기 2042: 빙하기가 다시 찾아온 2042년, 얼음 폐허의 지상에 살던 가족은 괴물에게 붙잡혀 간 막내를 쫓고 그러던 중 놀라운 사실을 만나게 된다. / 내 맛이 어때서!: 이만근김밥집 앞에 어느 날 임실 할매 김밥 체인점이 생기고 맛의 비밀을 둘러싸고 두 김밥집은 파국으로 향해 간다.
  • 디어 마이 프렌즈(1-2)
  • 노희경 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여름을 뜨겁게 달군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의 대본집이다. 세대갈등이 극에 달해 있는 지금, 훈계가 아닌 감동으로서 세대 간 화해를 도모하는 《디어 마이 프렌즈》는 리얼하고도 유쾌한 ‘도시 시니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위 ‘꼰대’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서 노년에 대한 편견을 과감히 깨고 부모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나아가 노후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좋은 글이 책으로 나오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드라마 대본집의 경우 판매에 대한 염려 때문에 출간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로지 좋은 글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뚝심 하나로 드라마 대본집을 지속적으로 출간하고 있는 북로그컴퍼니의 최근 대본집이다. 전 2권으로 구성된 각 권에 8부 분량의 작가판 대본(미방송 분량 포함)이 실려 있으며, 상세한 기획 의도와 시놉시스, 등장인물이 소개되어 있다. 예비 작가들은 이 책을 통해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노희경의 대본집을 직접 읽고 공부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모더니티에 대항하는 역린
  • 이성혁 저 | 국학자료원 새미(주)
  • 이 책은 일제말기 만주 관련 시에 나타난 디아스포라 정체성(diaspora identity) 탐색의 양상을 분석한 것이다. 김달진, 김조규, 나혜석, 백석, 서정주, 유치환, 윤동주, 이용악, 이찬, 함형수 등 많은 시인들이 만주로 이주했거나 만주에 다녀왔고, 이를 주요 모티프로 시를 창작했다. 고대사의 공간, 독립운동의 근거지, 몰락한 농민의 이주지 등으로 인식되었던 만주는 1930년대 들어서면 다양한 이미지를 거느리는 중층적 공간으로 표상되기 시작한다. 비극적 유랑의 공간, 생존을 위한 투쟁의 공간, 풍요를 보장받는 갱생의 공간, 동아신질서가 구현되는 평화적 공간 등, 전혀 다른 상반된 이미지가 발견되는 것이다. 이는 기존 만주의 심상지리에 당대 저널리즘을 통해 생산되었던 만주 유토피아니즘과 1932년 건설된 만주국의 ‘민족협화(民族協和)’, ‘왕도주의(王道主義)’ 이데올로기가 추가됨으로써 비롯된 결과였다. 흥미로운 것은 제국주의적 담론과 비판적 거리를 확보하고 있는 디아스포라로서의 재만 조선인의 위치였다.
  • 백지 위의 손
  • 이기성 저 | 케포이북스
  • <백지 위의 손>은 시 작품의 섬세한 독해를 통해서 현대 시를 관통하는 미학적 특성과 새로운 시적 경향을 탐색하며 시인 특유의 시선으로 작품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비평적 안목으로 우리 시의 새로운 징후를 날카롭게 파악하고 있다. 이 책은 권력적, 지배적 언어에 저항하는 새로운 언어를 모색하여 현실의 권력장으로부터 이탈하려는 글쓰기의 역동성에 주목한다. 글쓰기는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는 관습적 언어를 새로운 언어로 감염시키고, 제도적 이념과 세계관을 내파하는 혁명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백지 위의 손’은 이러한 글쓰기의 무한한 가능성과 역설적인 불가능성의 순간을 이미지화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비평은 척박한 현실에서 고투하는 동시대 문학의 현재성에 주목함으로써, 문학이 펼쳐나갈 미래의 가능성을 가늠하고자 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언어의 미학성과 정치성을 동시적으로 관통하는 비평적 언어의 탄생을 경험하게 된다.
  • 비극의 일인자
  • 김성민 저 | 도서출판 연극과인간
  • 희곡 <숲 없는 숲>의 아르코 창작기금 수혜로 소중한 이 책을 만들게 되었으니, <숲 없는 숲>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해보려 한다. 삶은 그 속에 있되, 볼 수 없는 것. 아니, 그저 보고자 하는 대로 보이는 것. 시비를 벗어나 있고 기준을 감추고 있으며 천 개의 그림자, 만 개의 소리를 지닌 것. 있던 자리에서 한참을 가면 또 그 자리가 있던 자리가 되고 마는 바로 그것. 경험의 세계는 그것을 비추어주는 빛이 없이는 거기에 그렇게 놓인 어떤 것에 지나지 않는다. 만질 수는 있어도 볼 수가 없는 것. 실컷 겪고 나서도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마침내 겪었다는 사실마저도 알 수 없는 것이 되고 마는 이 단순한 경험의 세계. 그래서 그 세계를 비추는 빛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 이 세계를 설명하려는 관념과 사유의 태도들은, 그래서 모두 한 줄기 빛이다.
  • 비어짐을 담은 사발 하나
  • 최은영 저 | 해피북미디어
  • 이십 대 때부터 연극을 시작해 현재 극단 <바다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대표로 연기, 기획, 연출, 극작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인 최은영 대표의 첫 창작희곡집.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대 올랐던 8편의 희곡과 영문 번역본 1편을 실었다. 최은영 대표는 연기, 기획, 연출, 극작을 모두 하는 팔방미인으로, 부산연극제 희곡상 2년 연속 수상(2012,13), 김문홍희곡상(2014), 부산연극제 최우수연기상(2009) 등을 휩쓴 부산의 대표적인 젊은 연극인이다. 이 희곡집은 5년간 무대에 올린 완성도 높은 희곡들을 담았다. 조선 시대 임진왜란 당시 도자기 장인의 삶, 1920~30년대 신문물 시대 젊은이의 사랑 등 다양한 시대를 배경으로 다채롭게 써내려갔다. 인간의 보편적인 감성을 담아내 사랑, 그리움, 기다림이라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감정에 대해 서정적인 대사와 강렬한 주제의식을 세련되게 표현했다.
  • 비평의 고독
  • 권성우 저 | 소명출판
  • <비평의 고독>은 예리한 비판과 섬세한 작품분석이 어우러진 비평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작년 신경숙 표절 논쟁과 문학권력 논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지금까지 김영현 논쟁, 4․19세대 비평가 논쟁, 근대문학의 종언 논쟁 등 다양한 문학논쟁을 통해 자신의 문학적 입장을 밝혀왔다. <비평의 고독>에는 이러한 논쟁적 글쓰기와 작품론, 문학월평, 문학적 에세이 등 다양한 형식의 비평문이 포함되어 있다. 1부는 주로 메타비평, 문학론, 논쟁적 글쓰기로 구성되어 있다. 2부에는 작품론이 수록되어 있으며 3부에는 한인 디아스포라 문학과 글쓰기에 대한 논의가 포함되어 있다. 4부에는 한국문학의 생생한 현장을 전하는 문학월평, 문학에세이, 작품해설, 문학칼럼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이 시대 비평가의 숙명과 고독에 대한 의미심장한 진실을 담고 있다. 저자는 공정한 비평을 할수록 그 비평가는 고독한 운명에 처한다는 것을 제목을 통해 전하고자 했다.
  • 어느 날 문득, 네 개의 문
  • 동이향 저 | 도서출판 연극과인간
  • * 당신의 잠
    - 2010년 4월 23일~5월 2일 남산예술센터 신진연출가 기획전 초연 (연출 동이향)
    * 떠도는 땅
    - 2014 창작산실 대본공모 연극창작산실 우수상
    - 2016년 2월 13일~2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초연 (연출 동이향)
    * 어느 날 문득, 네 개의 문
    - 2008 서울문화재단 NART(젊은예술가지원) 선정
    - 2009 아르코 챌린지 선정
    - 2009년 1월 15일~24일 아르코소극장, 2월 5일~15일 선돌극장 초연 (연출 동이향)
    - 2010년 10월 14일~31일 선돌극장 (연출 동이향)
    * 해님 지고 달님 안고
    - 2007 국립극장 창작공모 가작 당선
    - 2011년 2월 10일~27일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관 초연 (연출 성기웅)
    - 2013년 12월 12일~29 정보소극장 (연출 동이향)
    * 거의 엘렉트라
    - 2014년 12월 9일~21일 국립극단 젊은연출가전 <엘렉트라 파티>로 초연 (연출 동이향)
  • 이강백 희곡전집(8)
  • 이강백 저 | 평민사
  • 1971년부터 오로지 희곡만 쓰고 있는 이강백 희곡작가의 여덟 번째 희곡집으로, 이 책에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의 여섯 편의 장막 희곡이 실려 있다. 우화적인 수법으로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는 보편성과 상징성을 획득한 그의 작품들은 인간의 본원적인 갈등뿐 아니라 정치적인 상황까지 묘파하고 있다. 보통 희곡집은 읽히지 않는다는 종래의 관념을 깨뜨린 연극사의 기념비라 할 만한 희곡들을 쓰고 있는 작가는 그의 작품들을 무대에 올려놓으며, 극단 이름, 출연한 배우들의 이름, 연출자 이름, 그들의 연기는 어땠는가, 비평가들의 평은 어땠는가, 관객의 반응들은 어땠는가 하는 것들을 세세하게, 그 어떤 것도 빠트리지 않고, 그 어떤 것도 감추지 않고 모든 느낌과 평가를 머리글에 적어 놓았다. 그 솔직한 평을 보면, 작가가 어떤 마음자세로 희곡을 쓰고 있는가를 절실히 느낄 수 있고, 그런 그의 모습이 지금까지 그를 희곡작가로 변함없이 서 있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 목차 : 맨드라미꽃 / 황색여관 / 죽기살기 / 챙! / 즐거운 복희 / 날아다니는 돌
  • 지역, 문학, 로컬리티
  • 남기택 저 | 도서출판 심지
  • 남기택 평론가의 평론집 <지역, 문학, 로컬리티>가 출간되었다. 이번 문학평론집은 지역와 문학, 장소성의 시학에 대한 필자의 최근 고민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 1부에서 지역문학의 미학적 근거와 이론적 모색에 관련된 일반론, 2부에서 지역문학의 다양한 특징을 보여주는 문제적 작가론, 3부에서 시집을 텍스트로 하여 분석한 각론 등이 수록되었다. 주로 강원권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한 평론들이다.
    * 필자의 말
    지금 이 순간에도 지역문학장 내에는 문학에 일생을 걸고 활동하는 많은 작가들이 존재한다. 강원지역에도 다양한 문학 단체와 개인이 활동하고 있다. 역사도 여느 지역 못지않게 길다. 이들의 문학적 고투 중 상당수가 전문적인 담론 내에 포함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그런 현상의 배경에는 위계화된 현 문단 제도도 작동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텍스트 자체의 문학적 수월성에 대한 전문적 고민이 활성화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개인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지역문단이 지닌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
  • 타인을 앓다
  • 강유정 저 | (주)민음사
  • 타인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한 공감의 언어, 연민의 능력으로 2000년대 이후의 ‘젊은 소설’을 읽는 강유정 두 번째 평론집. 문학과 영화 두 세계를 아우르며 활발한 비평을 보여 주고 있는 평론가 강유정의 비평집 『타인을 앓다』가 ‘민음의 비평’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민음의 비평’은 기존의 평론집들과 달리 한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당대 문학을 비평하는 테마 비평집 시리즈다. 박성창 평론가의 『글로컬 시대의 한국 문학』, 김미현 평론가의 『젠더 프리즘』, 서동욱 평론가의 『익명의 밤』, 백지은 평론가의 『독자 시점』은 각각 글로컬, 젠더, 익명성, 독자라는 개념을 화두로 한국 문학 작품들을 재배치한다. 이번에 출간된 『타인을 앓다』는 공감과 연민을 키워드로 이 시대 한국 문학의 동시대성을 규명한다.
  • 텍스트와 콘텍스트, 혹은 한국 소설의 현상과 맥락
  • 손정수 저 | (주)자음과모음
  • 『텍스트와 콘텍스트, 혹은 한국 소설의 현상과 맥락』은 특히 동시대 작가들의 문학작품을 평론한 글들 중 주제론에 해당하는 것을 모아 엮었다. 1부 ‘한국 소설의 진화와 내적 문법의 변화’는 현실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면서 새로운 미학적 특징을 구축해나가는 한국 소설의 경향에 대한 분석이 담겨 있다. 필자는 그 진화의 양상과 내적 문법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주제나 사건과 같은 내용의 차원보다 주로 형식에 나타난 차이와 변화에 주목했다. 2부 ‘현실에 반응하는 새로운 소설적 방식들’은 현실 변화의 인력에 반응하는 한국 소설의 새로운 방식들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 글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텍스트에 나타난 의미 차원의 양상과 더불어 그것이 콘텍스트의 차원에서 갖는 수행적 맥락을 아울러 살펴보고자 했다.
  • 하위의 시간
  • 소영현 저 | (주)문학동네
  • 2003년 『작가세계』를 통해 비평활동을 시작한 이래 진지한 사유와 탄탄한 문장으로 꾸준히 의미 있는 평론을 써온 문학평론가 소영현의 새로운 평론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본격적인 문학평론집으로서는 두번째인 이 책에서, 소영현은 하위자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의 문제에 대해 깊이 천착한다. 문학은 승리자의 편이 아니며, 늘 소외되고 배제된 자들의 편이었다. 그가 평론을 쓰며 염두에 두었던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하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시대의 삶은 야만화하는 동시에 위계화하고 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당면한 현실 앞에서 "동물로 살거나" "이끼로 살거나" "차라리 고독사"를 당하는 수밖에 없다. 소영현은 동시대 소설들 속의 화자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어떤 목소리로 말하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인다. 그들에게 진정한 삶의 시간은 멈춰 있다. 소영현은 이 뼈아픈 비평의 기록들이 우리 사회에서 잊혀서는 안 될 기억이라고 믿는다. 하위자들의 시간은 어떻게 도래하는가. 문학의 자리에서, 문학을 벗어난 자리에서 우리 모두에게 절박한 질문이라 할 만하다.
  • 환각의 인을 찾아서
  • 문흥술 저 | 도서출판 역락
  • "저자가 문학의 길에 들어서서 ‘환각(幻覺)의 인(人)’을 처음으로 만난 것은 이상 문학을 연구할 때였다. 이상은 「동해(童骸)」에서 스스로를 ‘환각의 인’으로 명명하고 있다. 문학은 그 존재 의의를 상실해서는 안 된다. 현실과 가상 세계가 뒤섞이고, 게임 캐릭터와 현실 인간이 뒤섞이는 이 시대야말로 비인간화의 극점 아닌가. 인터넷, 스마트폰,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이 지배하는 정보사회의 비인간적인 측면을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것, 그것이 문학에 주어진 운명적 몫 아닌가. 그 몫을 성실히 수행하는 작가야말로 ‘환각의 인’이 아닐 수 없다. 이 ‘환각의 인’이 아직도 우리 문학을 지탱하고 있기에 우리는 문학을 통해 비인간화 시대에 진정 인간다운 삶을 계속해서, 그리고 보다 강렬하게 지향할 수 있지 않는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이 교감하고,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이 합일되는 그런 세계는 정보사회에서 이미 사라졌다. 하지만 우리가 ‘환각의 인’의 작품을 읽고, 상실된 그 세계를 강렬히 지향할 때, 언젠가는 바벨의 신전 같이 견고한 정보사회도 허물어질 것이다.